2009년 12월 12일 토요일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육성하겠다?

이번주에 삼성전자에서 대한 재미 있는 소식이 났습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육성하겠다."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


삼성전자는 매출 기준으로 세계 반도체 업계 2위인 회사입니다. 또한 DRAM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입니다. 그런데 파운드리(foundry) 사업도 주력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기사입니다. 해당 발언을 한 주인공이 "파운드리사업팀 상무"이고,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발표되지 않았으므로 얼마나 노력하겠다는 것인지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TSMC와 필적할만큼 규모를 키우겠다는 장기적인 목표만 드러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상반된 두 개의 의견이 EETimes에 올랐습니다.
Opinion: Samsung misses foundry boat
Counterpoint: Samsung's foundry challenge will succeed


부정적인 의견은 삼성전자의 구체적인 계획을 알 수 없고, foundry 사업이 경기에 완전히 둔감한 편이 아니므로, 단순히 FAB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별로 성공 가능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긍정적인 의견은 삼성이 이제까지 보여온 과거를 보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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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ry 사업


FAB이 없는 반도체 설계 회사들, 보통 Fabless semiconductor company라고 부르는 회사의 설계 내용을 대신 생산해 주는 사업입니다. 대부분은 Wafer 가공만을 해 주며, Wafer당 일정 금액만을 받고, Package및 Test 등은 다른 회사들이 담당합니다. Foundry 회사는 크게 Pure-foundry라고 하여 자체 생산 제품 없이 위탁 생산만으로 회사를 경영하는 업체와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라고 하여 자체 생산 제품(반도체 칩)도 있고, 위탁 생산도 해 주는 업체로 나눌 수 있습니다. Pure-foundry 업체로는 TSMC, UMC, Chartered, SMIC 등이 유명하고, IDM으로는 IBM, Fujitsu 등이 유명합니다. 국내에서는 동부하이텍이 pure-foundry 업체이고, 삼성전자는 IDM에 속합니다. Foundry 업계 1위는 TSMC이고, pure-foundry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IDM보다 pure-foundry가 고객, 즉 fabless semiconductor company 입장에서 좋은 이유는 IDM은 경쟁 회사가 될 수 있는데 비해, pure-foundry는 경쟁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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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TSMC와 비슷한 규모로 foundry 사업을 키운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 공정기술
삼성전자가 DRAM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은 반도체 공정 개발에 투자를 계속 해왔기 때문입니다. 즉, DRAM을 생산하는 반도체 공정 개발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DRAM을 생산하는 반도체 공정과 LSI(Large Scale IC)를 생산하는 공정에는 차이가 많이 있다고 합니다. 학교에서 배울 때는 DRAM의 경우 metal보다 polysilicon을 많이 사용하고, 일반적인 LSI는 metal layer를 많이 사용한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맞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아무튼 삼성전자는 LSI를 생산하는 반도체 공정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물론 현재 삼성 LSI 공정이 형편없는 수준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삼성 System LSI 팀이 직접 설계하는 칩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국내에서 각광 받고 있는 애플 아이폰에 들어 있는 application processor인 S5PC100이 65nm 공정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그 외로 65 nm 공정에서는 여러 종류의 chip들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65nm 공정은 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45 nm 공정은 어디까지 되어 있는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당연히 45 nm에서 1GHz ARM Coretex-A8을 개발했다고 발표를 했으므로 45 nm 공정이 동작은 할텐데 수율이 일정 수준까지 올라왔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TSMC도 얼마전에 40 nm 공정에서 수율 문제가 있어 생산을 의뢰한 nVidia와 ATI가 곤란을 겪고 있다는 루머가 있었는데 수율 안정화는 공정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또, 시장에서는 삼성의 90 nm 공정에 문제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이라면 90 nm 공정도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LSI가 최신 공정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LSI를 생산하는 반도체 공정 부분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Intel입니다. 물론 Intel이 low-power 공정이나 RF 공정이 강하지 않겠지만, 적어도 미세 공정의 개발에서는 계속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Intel은 foundry 사업을 하지 않습니다. 그 다음에 기술력이 좋은 회사를 꼽으라면 TSMC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다행인 것은 삼성전자는 IBM, Chartered와 함께 IBM Common Platform Aliance의 일원으로 반도체 공정 개발을 함께 하고 있는 점입니다. 돈 많이 드니까 같이 하자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IBM도 예전부터 반도체 공정에 강자였으므로 믿음직한 편입니다. TSMC도 IBM 출신의 엔지니어들이 모여서 만든 회사라고 하던데 확인한 바는 없습니다.


  • 시장 상황
얼마전에 FPGA Vendor인 Xilinx가 최신 버젼의 FPGA인 Spartan-6와 Virtex-6를 삼성전자의 45nm/40nm 공정을 이용하여 개발했다고 발표하고, 기사를 보니 Qualcomm도 삼성에서 위탁 생산을 하고 있는가 봅니다. 우선 이름 있는 customer를 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서 foundry도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중국이 밀고 있는 SMIC와 같은 회사는 계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Chartered도 계속 적자를 기록하다 Globalfoundries와 합병하기로 했습니다. Globalfoundries는 PC CPU 시장의 AMD가 반도체 공정 개발에 들어가는 투자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FAB 부분만 분사한 후 아부다비 투자회사에 팔아서 생긴 회사입니다. Chartered와 합병을 하여, 단순히 생산 용량만으로는 Pure-foundry 2위 업체인 UMC도 넘어서는 큰 회사가 되었습니다. 당연히 AMD에서 주는 일감만으로는 이익을 내기는 곤란하고, TSMC를 따라잡는다는 목표아래 반도체 회사들을 돌아다니며 세일즈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Eco-System
삼성전자가 TSMC보다 엄청 떨어지는 부분이 이 부분입니다. Fabless 반도체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RTL을 합성하여 결과를 낼 때는 foundry 업체에서 standard cell library를 제공해 주므로 대부분 거기서 거기라고 보입니다. 하지만 IP를 구매해야 할 경우 차이가 많습니다. 우선 Analog IP를 보면, TSMC가 시장을 주도하다 보니 Analog IP 업체에서 제공하는 IP가 TSMC 공정을 타겟으로 개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Digital IP의 경우도 TSMC 65 nm 공정에서 XXX MHz로 동작한다 뭐 이런식으로 설명되어 있고, TSMC에서 netlist나 hardcore 형태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TSMC를 기준으로 생각합니다. 그만큼 TSMC를 찾는 고객이 많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 삼성전자의 최대 강점 : 돈
영화 바닐라스카이에서는 영화의 주제와는 전혀 다르지만,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옵니다.
"What is the answer to 99 out of 100 questions? Money."

돈, 즉 투자를 얼마나 하느냐가 중요하고, 삼성전자는 많은 현금을 쌓아 두고 있습니다. foundry 사업을 TSMC와 대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부분에 투자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1) 공정 기술 개발 및 FAB 확충
미세 공정을 계속 개발하고 TSMC와 대등한 수준의 수율로 생산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당연히 Wafer 가공비및 NRE는 TSMC와 경쟁이 될 만큼 되어야 겠습니다. 그리고 FAB의 용량도 증설해야 합니다. 외부에서 많이 들어오는 일감을 제때 처리할 수 있을 만큼 되어야 하므로, 사업이 확장되는 것에 맞추어 FAB을 많이 늘려야 합니다. FAB 하나를 만드는데 2~3조원 든다고 하는데 돈이 문제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공정 뿐 아니라, RF공정이나 Flash 공정도 필요하다면 만들어야 합니다.


(2) Eco-System 강화
사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Xilinx, Qualcomm 등의 큰 업체만을 주요 고객으로 공략하는 것이 편하고 수익률도 좋습니다. 큰 업체가 요구하는 Analog IP가 있으면 삼성전자의 엔지니어들이 직접 개발해 주거나 외주 개발 시키면 됩니다. 하지만 그런식으로는 Eco-System을 갖출 수 없습니다. 작은 Fabless 회사도 고객으로 잘 받아 주어야 합니다. 외국 반도체 회사는 모르겠지만,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FAB에서 들어가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생산 이력을 따지고, 얼마나 많이 양산할 지 꼼꼼히 따져서, 어느 기준이 되지 않으면 돈(NRE)을 낸다고해도 삼성전자 FAB을 이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또한 삼성전자에는 MPW(Multi-Project Wafer, 혹은 Shuttle program)가 없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것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큰 업체를 주요 고객으로 공략하여 많이 양산될 제품만 받아서 생산하는 것이 이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만, 많은 회사가 다양한 종류의 chip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Eco-System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 Answer to remained 1 question

Foundry 사업은 제조업이 아니라 서비스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객의 만족감을 올리고, 불만을 줄여야 합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pure-foundry가 아닌 IDM 형태이므로, IDM foundry의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고객이 경쟁자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다른 부문, 예를 들어 System LSI 사업부에서 설계한 chip이 foundry의 고객사의 chip과 경쟁 관계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고객 입장에서는 참 곤란한 문제입니다. 사실 삼성전자 foundry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적절한 가격의 견적서를 보내려면, 고객이 1년에 몇장의 wafer를 생산할 지 알려 주어야 하고,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고객이 제시한 물량이 맞는지 가늠해보기 위해서 생산할 chip의 application 등의 정보를 고객에게 요구하게 됩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많은 것을 삼성전자에게 공개해야 합니다. 고객 입장에서 더욱 꺼림직한 것은 chip의 생산 단가를 삼성전자가 정확하게 알게 된다는 점입니다. 고객사의 chip과 삼성전자의 chip이 경쟁관계를 가지고 있고, 삼성전자의 chip 경쟁 우위에 있다면, 공개된 정보탓이라고 고객이 생각할 수 있는 충분한 소지가 있습니다. 이것을 해결하지 않으면 많은 고객을 끌어 모으기 힘들겁니다.

Foundry 사업부는 다른 사업부와 관계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고객을 설득한다고 해도 믿어 줄까요? 삼성전자에서 chip을 만들 경우 삼성 FAB을 사용하지 않으면 어떨까요? 실제로 삼성전자 내부에서 설계하는 모든 chip이 삼성 FAB을 사용하지는 않습니다만, 다른 FAB을 사용하도록 원칙을 정해 놓으면, 모양새도 우습고, 고객의 입장에서는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은 될 수 있으면 고객과 경쟁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세를 이루고 있는 System LSI 사업부를 foundry 사업을 위해서 정리하면 어떨까요? 그것만으로 된다면 할 수도 있겠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회사가 아니라 종합 전자회사라서 시스템에서 필요한 칩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몇년전에 나온 HDTV 화질 계선용 DNie chip 같은 경우, 회사 외부에 팔기 위해서 만든 칩이 아닙니다.

삼성전자가 당분간 따라올 수 없는 기술적 경지에 있는 메이져 회사들을 대상으로, TSMC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요?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FPGA를 만들고 싶어도, 당분간은 따라갈 수 없는 Xilinx가 좋은 예가 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소극적인 방법으로는 TSMC만큼 커지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적절한 해답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삼성전자가 어떻게 투자를 진행하고, 어떻게 고객들을 관리하게 될 지 두고 볼 일입니다.

3 개의 댓글:

GUNDAM :

몇해전에 디자인 하우스 하나가 커스터머 디자인과 똑 같은 칩을 만드러서 경쟁한 적이 있었습니다. 결국 디자인을 베꼈는지 여부가 중요한것이 아니라 그런 모양이 나타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라서요.

결과는 양패구상으로 끝났습니다. 그냥 커스터머가 납품을 계속 하게 했으면 서로 잘 되었을 텐데, 그거 잡아먹겠다고 했다가 서로 망했죠.. 이후 업계 소문이나서 해당 디자인 하우스로는 신규 발주가 나가질 않았습니다.

삼성도 그런 선례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잠재적으로 그런 모양을 갖춘다면, 결국 문제가 되겠지요

Semi-Dosa :

위에서 나열된문제들 때문에 삼성전자내에서 하나의 Division형식으론 Foundry사업을 할수없읍니다. 삼성이 100% 투자하더라도 독립회사를 만들어 시도하는것이 맡는 순서지요. 가칭 KSMC 를 만들어 삼성의 비메모리 Fabs을 분리시켜 독립회사로 만든다고 생각해보면 경쟁적인 Foundry 회사가
생겨날가능성이 보이지않읍니까?

익명 :

그럼 System LSI Division은 삼성안에 있는 Fabless Division이 되겠네요.

ASIC 은 KSMC 와 함께분사하거나, 삼성안에서 Fabless ASIC 으로 남을수도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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