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25일 토요일

Nokia 5800 XpressMusic 사용기

얼마전에 휴대폰을 하나 새로 추가로 샀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폰은 삼성 m4655라고 하는 아래 사진과 같은 녀석이었습니다.


Windows Mobile로 구동되고 full touch되는 스마트폰이라고 볼 수 있는데, WiFi도 없고 GPS도 없는 무늬만 스마트폰이라고 볼 수 있는 녀석입니다. 하지만 기존까지 유지하던 011번호를 유지할 수 있고, 버스타고 다니면서 동영상이나 보려고, 2년쯤전에 LGT(이제는 LG U+가 됐죠)에서 개통하여 계속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WiFi가 안되므로 network 접속은 휴대전화망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데, 아무래도 데이터 요금이 무서우므로 재미있는 application(요즘말로는 앱)을 설치하거나 할 수는 없었습니다. 설치한 application으로 생각나는 것은 달랑 두 개로 하나는 배경화면 꾸미는 것하고 나머지는 TCPMP라는 동영상 player였습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touch sensor에 문제가 있는지 touch가 동작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생기더군요. Touch는 사실 새로 받았을 때 부터 아주 잘 동작한다고 볼 수도 없었는데, 인터넷을 돌아다녀보면 이 모델이 가지는 고질적인 문제라고 합니다. A/S 센터에 들고 가자니, 무상 보증 기간이 지났고, LGT 약정(2년)은 남았고 해서 이 전화는 받는 전화로만 쓰면서 약정을 넘기고, 그 기간동안 발신을 주로할 휴대폰을 새로 장만했습니다.


장만한 휴대폰은 Nokia 5800 XpressMusic, 일명 익뮤라고 하는 휴대폰입니다. Symbian 운영체제, 정확하게는 Symbian S60 5th edition을 사용하는 풀터치 스마트폰입니다. Wifi, GPS, 가속도 센서(중력 센서) 등을 지원합니다.


올 봄에 익뮤대란이라고 무약정으로 KT에서 많이 팔았던 휴대폰인데, 대란때 산 것은 아니고  6월 말쯤에 더이상 m4655로 전화를 거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했을 때 12개월 약정으로 구매했습니다. 익뮤는 3G 폰이므로 방통위 정책에 따라서 010 번호를 받았습니다. 익뮤를 사용해보고 괜찮다 싶으면, 기존 011 번호를 번호 연결 서비스로 연결하여 주 휴대폰으로 사용할 계획을 잡고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구매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익뮤의 업그레이드라고 볼 수 있는 X6가 비슷한 조건으로 시장에 팔려 약간은 속이 쓰렸습니다.


전반적으로 익뮤는 훌륭한 휴대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전화 기능에서 불만은 전혀 없고, 터치도 훌륭합니다. 7월말에 있었던 공식적인 펌웨어 업데이트 전에는 스크롤을 위해서는 꼭 스크롤바를 사용해야 했는데, 업데이트 후에는 일명 키네틱 스크롤이 지원되어 매우 편해 졌습니다. 기본적으로 LG 휴대폰에서 사용하는 ez한글 입력기를 지원 하는 것도 매력적이고, 약간은 독특하게 동작하여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전화번호부 초성 검색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크기도 적당해서 전화기로서의 그립감이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완성도도 높은 편으로 m4655와 같은 Windows Mobile 폰에서 볼 수 있는 일명 똥침같은 것은 존재하지도 않고 당연히 리셋이 필요한 경우가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막귀라서 잘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따르면 이름(XpressMusic)에 걸맞게 MP3 음질도 훌륭하다고 합니다. 당연히 3.5파이 이어폰 단자가 있습니다. 또한, 카메라 화질도 좋은 것 같습니다. 3.2메가픽셀에 자동 촛점(auto focus), 플래쉬를 지원하는 카메라가 달려 있는데, 예전에는 "휴대폰 카메라에 무슨 플래쉬가 필요한가?"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어두운 환경에서 찍어보니 나름 플래쉬 기능도 꽤 쓸만했습니다.


개인적으로 m4655의 사용에 비해 익뮤를 사용할 때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은, Wifi를 이용하여 gmail의 연락처, 캘린더 등을 동기화를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별도의 케이블 연결도 필요 없이 Wifi가 되는 곳이면 언제든지 동기화가 가능하므로 상당히 편리했습니다.


하지만 사용하면서 아쉬웠던 점이 몇가지 있었습니다. m4655에 설치한 앱이 달랑 두 개밖에 없을 정도로, 스마트폰의 heavy user는 아니므로 그것을 감안한고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 발신 제한 없음
집에 네살배기 아들 녀석이 있는데, 이 녀석이 아빠가 가지고 노는 것은 모두 직접 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아들 녀석이 만족할 수 있게끔 어느 정도 동작은 되면서,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전화는 걸리지 않도록 세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익뮤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합니다. 분명 휴대폰의 설정 메뉴에는 발신 제한뿐 아니라 국제전화 제한도 있지만 동작하지 않습니다. 이 기능들은 휴대폰 자체 기능이 아니라, 통신 사업자(즉 KT)와 연동되어 동작해야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KT에서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당연히 앱을 설치하면 가능할 것으로 보고, call block 기능이 있는 symbian 앱을 많이 찾아 봤는데, 모두 발신이 아니라 수신 전화를 필터링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럼 취미 삼아 그런 앱을 만들어 보자 싶어, symbian에서 제공하는 API에 관련된 문서까지 살펴 봤는데, 전화가 발신 되는 것을 감지하여 hook하는 API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API 문서를 보면 발신을 감지하여 자동으로 끊게 할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암호 화면을 띄워서 인증이 될 때까지 발신을 보류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결국 아들에게 미안하지만, 휴대폰 전체를 잠그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또 약간의 문제가 발견되었는데, 기본 제공되는 전체 잠금은 잠금 화면에서 현재 시각이 화면에 표시 되지 않습니다. 시각을 확인하려면 암호를 넣어 잠금을 풀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합니다. 새벽에 잠이 깼을 때 옆에 있는 휴대폰을 집어 시각을 확인하려고 할 때, 크흐~

전화 발신 제한 뿐 아니라, 데이터 통신 제한도 없습니다. 웹브라우저 등을 띄우면 현재 가능한 인터넷 접속 방법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는 다이얼로그박스 같은 것이 뜰 뿐, 3G 데이터 통신을 완전히 제한하거나 암호등을 이용하여 제한하는 기능은 없습니다. Exchange Server 동기화를 위해서 사용하는 Mail for Exchange와 같은 앱은 정기적으로 인터넷 접속을 하도록 세팅할 수 있는데, 접속할 때 접속 방법을 선택하는 다이얼로그박스가 뜨지도 않고 마음대로 접속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행히 데이터 통신 제한은 앱을 설치하면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 충전 문제
또 하나의 커다란 불편한 점은 충전입니다. 익뮤를 사면 5V 아답터(일반 5파이가 아니라 2파이 형태의 가는 단자를 사용)가 딸려오고 이것을 연결하여 충전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익뮤는 micro USB 포트가 있어서, 당연히 micro USB를 이용하여 PC로도 충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만, micro USB 포트로는 충전이 되지 않습니다. micro USB 포트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집과 회사, 두 곳에서 충전을 하려면 아답터를 들고 다니거나 하나 더 구매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불편 때문에, 3rd party에서 USB를 2파이 아답터 소켓으로 변환하는 젠더등을 팔고는 있습니다만, 그렇게 널리 사용되는 젠더는 아니라서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micro USB 포트를 이용하여 충전이 가능하면 24 pin 표준형 충전기에 맞는 젠더도 구하기 쉽고, 정 문제가 되면 PC를 이용하여 충전이 쉬운데 아쉬운 점입니다.
다행한 점은 배터리 소모가 크지 않아 매일 집에서 꼬박꼬박 충전을 해 주면 하루 정도 사용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점입니다.

  • 동영상 지원 빈약
m4655를 사용할 때는 TCPMP를 이용하여 왠만한 동영상은 별도의 인코딩 없이 재생하고 smi 형태의 자막도 오버레이를 할 수 있었습니다만, 익뮤의 경우에는 그것이 불가능합니다. 익뮤는 real player를 내장하여 사용하는데 이 녀석이 MP4와 H.264만 지원하고 자막의 오버레이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자막 오버레이를 지원하고 avi 형태의 파일도 지원하는 3rd party 앱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 이 앱의 성능이 그다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은 PC에서 자막까지 오버레이해서 인코딩을 거쳐야 제대로된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익뮤가 640x360 크기의 16:9 LCD를 지원하기 때문에 화면은 m4655(QVGA 지원)보다는 훨씬 좋기는 합니다.

  • ovi store의 빈약한 앱
개인적으로 볼 때 익뮤의 가장 큰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ovi store를 통해서 구할 수 있는 앱이 너무 적다는 점입니다. ovi store는 Nokia가 만든 symbian용 app store입니다. 사실 symbian은 가장 오래된 스마트폰 platform이라 시중에 돌아다니는 앱은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torrent를 통해서 mega pack과 같은 형태로 수천 개의 앱이 들어 있는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symbian platform이 오래된 만큼, 스마트폰에서 동작하는 악성 코드가 처음 발견된 platform도 symbian입니다. 사용자는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있는 앱을 쉽게 다운로드 가능해야 합니다. 그런 통로 중에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이 Nokia에서 직접 운영하는 ovi store 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ovi store에서 구할 수 있는 앱이 너무 적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무료 앱만 다운로드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데, 등록되어 있는 무료 앱이 너무 적습니다. 유료 앱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에서 어떤 것이 있는지 조차 확인할 수 없습니다. Proxy 서버를 이용하여 외국으로 경유하면 확인할 수 있겠지만, 그래 봤자 구매를 하려면 상당히 번거러운 절차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마트폰이 일반 피쳐폰과 다른 가장 큰 것이 앱의 설치 가능 여부라고 봤을 때, 안전한(?) 앱의 갯수가 적다는 점은 큰 문제입니다. 더군다나 이런 상황이 미래에도 크게 바뀔 가능성도 없습니다. 얼마전에 Nokia에서 N8이라고 하는 Symbian^3 platform(익뮤가 사용하는 S60 5th edition의 업그레이드 판)의 스마트폰을 출시하기는 했지만, Nokia가 주력으로 삼을 platform은 Intel과 같이 하고 있는 Meego로 보여집니다. 따라서 익뮤가 많은 지원을 받을 가망이 별로 없습니다.


현재는 m4655의 2년 약정이 끝난 상태로, 고민 중이기는 하지만 m4655를 대체할 휴대폰으로 익뮤를 계속 사용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나름 괜찮은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준(?) KT에는 미안한 일이지만, 위약금을 내고 해지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발신은 계속 익뮤를 통해서 KT에 전화요금을 납부했으므로 약간은 죄책감(?)을 덜 느끼기는 합니다.

m4655를 대체할 휴대폰을 장만해야 하는데, 스마트폰을 장만한다면 아마도 안드로이드폰을 사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니면 011 번호를 유지할 수 있는 2G 피쳐폰을 사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데, 여러모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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