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30일 금요일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는 790MB의 메모리가 필요한가?

개인적으로 정말 오랜만에 글을 올리는데, 몇가지 글을 적어보려고 한 적은 있었는데 매번 완성도 있는 글이 되지 않았다. 이번 글은 그냥 가볍게 써 본다.


며칠전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갤럭시S의 안드로이드 4.0(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업그레이드를 해 주지 않는다고 밝혀 많은 비난을 받고 나서, 다시 밸류팩을 검토중이니 하며 결론을 유보하고 있다. 그 와중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있었다.

삼성 갤럭시S 업그레이드 논란 '구글 변수'

아시아경제라는 곳의 12월 28일자 기사인데, 바로 요약하면 글의 의도를 왜곡할 수 있으므로 일부분을 그대로 옮겨오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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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부분 생략)
28일 본지가 구글로부터 입수한 '안드로이드 4.0 호환성 정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논란이 되고 있는 구글의 새로운 OS '아이스크림 샌드위치(ICS)'가 원활이 작동하려면 메모리(램) 용량이 790MB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론 커널 등 운영체제의 기본 요소에 340MB, 응용 프로그램 구동에 350MB, 파일 다운로드에 100MB가 요구된다. 


구글 가이드라인을 검토한 국내 스마트폰 업계의 한 개발자는 "메모리 용량이 790MB 이상이어야 운영체제가 무리없이 작동한다"며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스마트폰은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한들 성능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갤럭시S는 메모리 용량이 512MB로 구글의 권장 기준에 밑도는 것이다. 또 다른 개발자는 "500MB는 운영체제를 구동시키는 최소 사양"이라며 "이런 상태에서 운영체제를 해봤자 성능이 나아질 것은 없다"고 밝혔다. 


결국 삼성전자가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은 이같은 한계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뒤부분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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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샌드위치로 업그레이드 하려면 메모리(램)이 790MB가 필요한데, 갤럭시S는 메모리가 512MB밖에 없어서 문제"임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갤럭시S와 비슷한 사양인 넥서스S는 동일한 512MB의 램을 가지고 있지만, 구글에서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로 현재 업그레이드 중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790MB의 램이 필요하다니, 구글이 앞뒤가 안맞는 일을 벌이고 있다는 이상한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는데,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직접 구글로 찾아 봤다.



위에서 보이는 것처럼 기사에서 언급한 "안드로이드 4.0 호환성 정의"라는 문서가 있었고, 내용을 살펴보니 7.6.1절 "Minimum Memory and Storage"라고 하는 부분이 아래와 같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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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1. Minimum Memory and Storage


Device implementations MUST have at least 340MB of memory available to the kernel and userspace. The 340MB MUST be in addition to any memory dedicated to hardware components such as radio, video, and so on that is not under the kernel's control.


Device implementations MUST have at least 350MB of non-volatile storage available for application private data. That is, the /data partition MUST be at least 350MB.


The Android APIs include a Download Manager that applications may use to download data files [ Resources, 56]. The device implementation of the Download Manager MUST be capable of downloading individual files of at least 100MB in size to the default "cache" lo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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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면 커널이 관리할 수 있는 메모리가 최소 340MB가 있어야 하고, /data 파티션으로 최소 350MB가 cache 영역으로 100MB가 필요하다는 것이고, 이것은 위에서 인용된 기사에서 지칭한 340, 350, 100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하지만 340MB만 메모리(특별히 램)이고 350MB와 100MB의 경우에는 램이 아니라, 스토리지(위에서는 non-volatile storage 또는 cache location으로 나옴) 즉, flash 영역의 크기를 의미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기사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다. 기사의 경우 모두 790(340+350+100)MB전부를 램으로 이해하고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오해를 했으니 갤럭시S의 flash 영역의 크기가 아니라 램 크기 512MB와 비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위의 기사는 사실 관계를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성되었다는 것은 분명하고, 안드로이드 개발자에게 직접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기사는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기로 한 삼성에 대한 두둔과, 사실상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LG의 업그레이드도 약간의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고 있는데, 결론이 맞을 수는 있을 지언정 결론까지 도달하는 과정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위의 예와 같이 오류가 있는 기사가 IT 쪽에 조금 있는 것 같다. 위의 예처럼 메모리라고 하면 RAM과 Storage를 구분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것은 매우 흔한 것 같고, bit와 byte의 단위를 잘못 사용하는 것도 매우 흔한 편이라고 느낀다. 정확하게 모든 기사를 조사해 본 것이 아니므로 얼마나 흔한지는 모르겠지만, 읽으면서 뭔가 잘못됐다라고 느끼는 기사들이 종종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렇게 오류가 있는 기사가 더욱 나쁜점은 현재와 같이 인터넷이 발달한 상태에서는 계속 재생산이 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이 다른 언론사 기사에서는 "업계에 따르면 790MB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재생산되었다.

ICS 적합 메모리 790MB…512MB 갤럭시S "어쩌나"
삼성, '갤럭시S'도 ICS 업그레이드 검토

또한 Blog나 심지어 네이버 지식인의 질문에서도 등장한다. 사실이 아닌 것이 인터넷을 통해 계속 재생산되어 사실인 양 돌아다닐 수 있다는 점이다.

결론은 다른 모든 기사도 마찬가지겠지만, IT 기사를 쓸 때 사실을 잘 확인하고 써야 한다는 것이다. IT 분야가 상당히 넓고, 빨리 변하는 만큼, 기자가 모든 기술을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따라서 올바른 전문가에게 사실 확인을 받아서 기사를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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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지금 글의 마지막을 작성하려고 재생산 관련한 내용을 찾기 위해, 네이버를 통해 "갤럭시S 790MB"를 검색했더니, 그 기사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아래의 글(몇시간전에 작성된)을 찾을 수 있었다.
기사에 나온 안드로이드 4.0 호환성 정의
네이버의 카페(구글 레퍼런스 넥서스 포럼) 글이므로 위의 링크로는 직접 볼 수 없고, 네어버 검색을 해서 들어가야 보일 것이다. 호환성 정의를 직접 찾아 보는등 동일한 내용의 글이라서  지금 작성된 내용을 올리지 않을까도 싶었으나, 결론이 다르므로 그냥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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